'나의 일상'에 해당되는 글 4건

  1. 지하철 1호선으로 광화문 출근하기 4
  2. 엄마와 팥칼국수 그리고 장수사진... 2
  3. “당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3
  4. 인천으로 이사하다!
인천으로 이사한 첫 겨울을 폭설과 함께 4일째 출퇴근전쟁을 치르고 있다. 

2010년 1월 4일 폭설 첫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 눈이 많이 왔구나...간만에 쌓인 눈이 참 예쁘구나...
새해 첫 출근이고 눈도 왔으니 조금 빨리 출근해서 새로운 다짐과 함께 새출발해보자.
생각은 이랫더랬다...

송내역까지 평소 30분이면 도달하던 버스가 20센치 쌓인눈을 못이기고 서다가다를 반복하더니
장수고가밑에서 그냥 20분째 서있었다...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고있다.
아~ 저분들 여기서 내려서 어찌 걸어가려구 저러나 미쳤구나..싶었다...
그러나 내가 탄 버스는 20분을 그냥 그대로 더 서있는 거다...나두 그들처럼 거기서 내렸다...

눈은 계속 내렸다..송내역까지 그냥 걸어도 30분은 넘게 걸릴 거리를 우산쓰고 눈보라와 함께 걸었드랬다....1시간10여분이 걸렸다...집에서 송내역까지 3시간. 전철은 무사하겠지...오~ 노~!!

지하철 플랫폼 도착안내 전광판은 아무런 표시가 없다....동인천에서 출발하는 전철이 없는 것이다...고장이란다...다른 대안이 없었다...그냥 기다렸다...40분만에 전철이 왔다...
오랜만에 도착한 전철안은 그야말로 전쟁통에 피난하는 행렬들의 모습이다. 
남으로 남으로 피난이라도 가는 사람들처럼 필사적으로 전철을 타야만 하는 사람들로 꽉 찼다. 

"저 좀 내려요" "더 못타요" "좀 안으로 들어갑시다" "들어갈때가 어딨어요" "저 숨막혀요" "가슴이 터질거 같애요" "저 내려야되는데"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그래도 이런이들이 있다. DMB 보는 사람, 신문 보는 사람, 독서삼매경인 사람, 어찌 이들은 이렇게도 초연할수 있을까?

앉아있는 사람에게 신문으로 얼굴을 쳐가면서 봐야할 중요한 내용이던가? DMB로 아침드라마를 보는 그녀들...한손으로 신문, DMB 보느니 그손으로 손잡이를 잡아라...밀리지않게...
7시20분에 나왔던 출근길은 점심시간인 12시20분에 도착했다...5시간이 걸린거다...
누굴 탓하겠나...불가항력인것을...

1월 5일 폭설 둘째날!
어제의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한 난 번거롭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뒤로 돌아가는 걸 택했다...(버스->인천지하철역->부평역)...이게 또 웬일인가...눈은 안오나 또 지하철 고장이다.
부평역 플랫폼은 누가 살짝 발을 잘못디디면 철로로 떨어질판이다...
아~ 이 와중에 미화원할아버지 철로가까이에서 청소하신다...
아~ 이 와중에 태권도장 단원 빡빡머리 중학생들 단체로 어디 가시나부다.
과연 들어오는 전철을 탈수 있을것인가....누군가 날 짐작처럼 밀어부쳐 내던져졌다...다행히 난 출입문에서 더 안쪽으로 안착할수 있었다...운이 좋았다....그 운은 얼마못갔다...
출입문 고장으로 가다서다 반복하더니 구로에서 멈췄다...

안내방송이 나왔다 "승객여러분 대단히 죄송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지금 막 교대를 하였습니다만 이 전동차는 출발할때부터 출입문 고장이 있었던 차입니다...수리하기까지 수분이 걸리오니 바쁘신 분은 완행차로 갈아타시기바랍니다" 수분이 걸린다기에 그냥 그대로 있었다...다시 안내방송이 나온다 "고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전동차에서 내려서 계단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아 불이 들어옵니다..얼른 타십시요" 다시 전동차에 안착했다...그러나 문은 안닫힌다...

다시 안내방송이 나온다 "출입문을 테스트해야하오니 내리지마시고 그냥 전동차안에 계셔주십시오..급행차인 우리차가 출발못하면 옆에 완행차는 출발못합니다 우리차가 출발못한다고 신호를 보내야 그때 일반차는 떠날수 있어 우리보다 먼저 갈수없으니 그대로 계셔 주십시요. 협조부탁합니다" 기관사의 기나긴 설명..주저리주저리 상황설명에 열을 올리신다..그러나 차는 수리가 안된다..
10여분이 지난후 기관사는 안되겠다고 갈아타라고 한다...전동차 내부 승객들은 웃음이 터졌다.
오히려 상황설명을 해준 기관사아저씨가 고맙기까지했다. 이날 역시 출근은 2시간 40분..지각이다..

1월 6일 폭설 세쨋날!
오늘은 삼화고속이다. 어제 버스는 뻥뻥뚫렸다는 소식에 난 바로 버스로 결정을 하고 더 빨리 나왔다 . 6시50분에 나와서 7시5분에 정확한 타이밍으로 버스에 빨리 탔다...오늘은 지각면할수 있겠다..
흐뭇한 웃음으로 한숨자야지 했다...흐뭇한 시간은 10분후 오만상을 찌푸린다....앗!! 화장실이 가고싶다...추운탓에 아침에 숭늉을 한대접 먹었더니....이론이론!! 갑자기 급해진다..날씨가 추워서 참을수가 없다...2시간을 참을수 없을것만 같았다...내렸다...2200원도 날라가는 순간이다....헐~!!
그나마 5분지각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다른이들도 도로가 뚫렸다는 소식을 들었나보다 도로에 차가 많아졋다..퇴근길 또한 험난하다!
서울 빠지는데 1시간 걸렸다...집에 도착하니 9시반...3시간 걸린거다...그래도 지옥철보다 낫다.

1월 7일 폭설 넷째날!
아침 뉴스를 꼼꼼히 체크했다...교통정보가 될만한 뉴스로 보니 여전히 전동차는 고장이다.
오늘도 삼화고속으로 결정하고 출발했다...다들 나처럼 생각하고 차를 가지고 나왔나부다..고속도로는 시작부터 가다서다를 반복했다...그래도 잘가나싶더니 서울 다와서 멈췄다...
신월IC부근에서 사고가 났나부다...회사 10시 도착!! 또 지각이다...
전철로 출근한 회사 동료말로는 오늘 전철은 정상에 가까웠단다...젠장~~나만 머피였단말인가?

샐리야~~제발....낼은 내게로 와다오~~~


어느덧 2009년도 보름남짓밖에 안남았다.
매년 이맘때면 느껴지는 허탈감과 아쉬움.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른 이놈에 건망증..

내 나이가 많아질수록 부모님은 늙어가시는구나 싶어 한해한해 느낌이 다르다.
늘 엄마한테 립서비스만 하고 제대로 뭐하나 해드린것도 없는데 엄마는 자꾸 늙어가신다.
‘엄마’란 단어만으로도 눈물이고 애틋한데...
엄마가 아프고 늙어가시는 모습을 볼때면 애처롭기 그지없다.

이번 동계휴가엔 엄마랑 놀아드리기로 마음먹고 고향엘 내려갔다. 딸이 온다고 하면 엄마는 늘 그렇듯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준비해노신다. 비싼 고기반찬은 아니더라도 이번에도 생굴, 김치, 도토리묵, ..을 해주셨다. 오후2시에 도착한다고 하면 12시부터 터미널에 나와 계시는 울엄마.

난 어렸을때부터 엄마랑 손잡고 재래시장 구경가는 걸 좋아했다.
이번에도 엄마랑 재래시장 나들이에 나섰다....
엄마는 시장입구에 있는 사진관에서 영정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난 왜 그런걸 찍냐고 했고 엄마는 미리 찍어두면 오래산단다..하며 날 설득시켰다.

올해 칠순인 엄마는 갑자기 무슨일이 생기면 영정사진없어 우와좌왕 할 자식들 생각을 한것같다.
엄마가 원하시기에 사진을 찍기로 하고 미장원에서 드라이도 하고
내가 뽀샤시하게 메이컵도 도와드렸다.
첨엔 찜찜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사진관 사장님은 장수사진이라며
좋은선물 해드린거라고 하셨다.

특별히 살건 없었지만 재래시장으로 들어가 가볍게 점심을 먹기로했다.
엄마가 가끔 가신다는 시장내에 있는 팥죽집...
거기서 새알대신 칼국수가 든 팥칼국수랑 순대를 시켰다.
오랜만에 먹어본 팥칼국수는 3500원이었다.  가격대비 훌륭한 간식거리였다.
몇해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오셔서 더 유명해진탓으로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손님이 꽤 있었다...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 꽃이 폈다...예전같으면 막걸리도 한잔했을터인데...
엄마 건강상 못먹은게 조금 아쉬웠다...

엄마는 딸이 오면 할것들을 미리 생각해노시고 딸을 기다리신것 같다.
딸이 자식으로써만이 아니라 애인처럼 친구처럼 느껴지신거다.
엄마와 짧은 3일을 보내고 우리 모녀는 또 이별을 했다.
어김없이 또 터미널로 배웅을 나오신다...
손을 흔드시는 엄마 모습이 멀어져가면 콧잔등이 시큰시큰해지다
결국 눈물 한방울 뚝 떨어지고만다.

내나이가 몇살쯤 되면 엄마랑 쿨하게 이별할수 있을까...
아마도 엄마와 딸로 사는 이상 그런날은 없을것같다....

엄마~~~~금방 또 갈께요~~~~^^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하철 1호선으로 광화문 출근하기  (4) 2010.01.07
“당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3) 2009.12.03
인천으로 이사하다!  (0) 2009.11.24

인천으로 이사한 이후엔 회사->집, 집->회사 밖에 모르는 범생(?)이가 됐다.
집이 멀어 저녁회식이나 약속이 부담스러워져 본의아니게 근신중이다...
이러다 몇 안되는 인맥이 동날듯 싶다. 그래도 간혹 거절못하는 약속이 생기곤 한다. 

내가 입사후 첫 상사로 모셨던 분이 지난 7월에 25년 근무하셨던 회사를 떠나셨다.
무슨 연유로 정년을 몇해 안남겨두고 왜 떠나셨을까...어디가 아프셨나...
소리소문없이 어느날 떠나신걸 회사인트라넷을 통해 알게 됐다...
근황이 궁금했던차였다.

그분이 예전에 같이 일했던 몇몇동료들과 저녁을 먹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옛날 이야기, 요즘 이야기, 인생 이야기...시간가는줄 모르게 시간이 흘렀다..
난 빨리 일어나야한다는 생각에 자꾸 시계를 보게 된다...
저녁만 먹고 일찍 자리를 뜨고 열심히 내집으로 향해 달려갔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밤시간이라 막히지 않게 버스가 열심히 달려줬다.
쌩쌩쌩~~신나게 달렸다...

내집까지 한코스를 남겨둔 순간!....
삐오삐오~~~빽차가 내 버스 앞을 막는다...무슨일이지? 사고인가?

경찰 : 신호위반입니다..
버스운전기사 : 내 앞차를 따라갔을 뿐이다..왜 앞차는 안잡고 나를 잡냐

경찰과 운전기사 아저씨는 언성을 높여가며 욕을 섞어가며 싸우기 시작했다.
5분이 지났을까? 경찰은 버스앞문을 열게한뒤 버스에 올라탔다...

경찰 : 당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경찰 모독죄, 신호위반, ...묵비권을 행사할수 있으며....
주저리주저리 멘트를 날린후, 다시 말한다.
 "내가 마흔여덟입니다. 내가 그렇게 어려보입니까? 왜 반말에 욕설입니까?"

운전기사 : (약간은 겁먹은듯 소심해졌다) 잔뜩 억울해 한다.

경찰은 버스승객을 다 내리게 하고 사고처리를 한다.

내 눈앞에서 현행범이 체포되다니!
현행범이란 말이 참 무섭게 느껴졌다...
신호위반으로 갑자기 범인 취급받은 운전기사도 황당했을것이다.

연말 실적올리려는 경찰의 과도한 집행인지...
젊은 운전기사의 욕설로 감정상한 집행인지는 알수없었다.

그러나 나야말로 진짜 억울했다.
한코스 남겨두고 인적없는 우리동네를 냅다 달리게한 아저씨들이 미웠다....

인천으로 이사하다!


3개월전 얼떨결에 인천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여러모로 내게 실보단 득이 많아 이사를 결정했다...
깔끔한 동네, 넓은 집, 산책로가 가까운것도 맘에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출퇴근 전쟁이다...
집에서 회사까진 43km =버스, 지하철 1호선과 5호선을 이용한다.
최단시간 door to door 1시간40분, 여기저기 꼬이면 2시간이다.
                                          매일 아침 만나는 나의 애마...909번^^

처음엔 무지 멀게 느껴지더니 점점 가깝게 느껴진다..
이유인즉, 멀고 지루하다 싶으면 차를 갈아타주니 20여분마다 갈아타는 재미까지 생겼다.

1호선의 풍경은 참 다양하다.
요즘은 신종플루때문에 마스크 착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누가 기침이라도 하면 자리를 옮기거나 고개를 돌리는 사람.
그렇게 만원지하철에도 유유히 귤까먹는 처자.
퇴근길엔 한잔걸친 아저씨들의 걸쭉한 전화통화소리는 흔한 장면이다.
1호선 노선이 길어져 천안, 온양까지 멀리가신 어른신들도 많다.
                               
얼마전 퇴근길에 노약자석이 비어있었지만 그앞에 서서 가게됐는데
혼자 앉아계셨던 할머니 내게 빈자리를 권한다.
"애기 엄마, 피곤할텐데 노인올때까지 앉아 가, 사람오면 일어나두 돼자너"
애기엄마란 단어가 걸리지만 살짝 미소를 띄우며 괜찮다고 했다.
할머니는 자꾸 권하신다..주위 사람들의 시선들 때문에 마지못해 앉았다.
학부모라해도 믿을 정도의 나이만 골드미스가 됐지만...
가끔은 "저기 아가씨,..."라고 불리운 날은 땡잡은 것 같다...ㅎㅎㅎ

어느새 인천생활이 익숙해져 시골사는 정감마저 느껴진다.
앞으로 인천대교, 송도, 팔미도, 인천나들이를 해야겠다..^^